The Life of Others #4
폭염 속에 찾은 산속 어느 식당에서 뱃사람을 만났다.
덥지 않으신지로 시작된 대화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어지는데...
<오른쪽 무릎에 긴 수술자국이 보인다>
"내가 여서 지금 이카고 있제, 30년간 배타고 안 해본 일이 없다아입니까"
"옛날에 차를 받았버리가 인대가 끊어졌는데도 걸어가꼬 병원 가이끼네 의사 선생이 참 독하다 카데요. 사람 정신력이 무서운 기라요."
"요전에 배타다가 마, 다친데 또 다치가꼬 요번에는 인공관절을 넣었는데, 이제 다 아물어가꼬 움직이는데 아무 지장 없으요"
"한 며칠 이래 동생 집에 더 있다가 다시 배 타러 내리갈끼라요"
"나는 평생 일하는 팔자라서 아프다고 쉬면 안 된다카이"
좀처럼 가까이 하기 힘든 야생 고양이 새끼 한마리가 얼쩡거리길래 여쭤보니 먹거리를 챙겨주다보니 경계심이 줄어들었다고 하신다.
아까 삶고 있는 것이 궁금했는데, 안 그래도 물어보신다. 뭔지 아느냐고...
모른다고 하지 않고 되는대로 대답했더니 허탈하게 웃으신다.
<머구(머위)>라고 하시면서 술 한잔에 걸쳐서 먹어야 한다면서 챙겨오신다.
뒤에 보이는 수로에 종이컵과 머구를 대충 헹궈 술과 함께 권하신다. 어찌 맛을 보지 않을 수 있나.
할아버지가 누구와 얘기를 나누는지 궁금했는지 손주가 어디선가 나타났다.
곧 내려가시면 가끔은 올라오시겠지만, 배를 타게 되면 5월이 쉬는 달이라고 하신다. 다음에는 제대로 한잔 하자시는데, 잊지 말라고 뒤돌아 가는 내게 말씀하신다.
이렇게 교차되는 인연의 꼭지점이 어디로 이어질지 두고 볼 일이다.